기계공학과 조교는 어딘가 퇴폐미가 있는 여성이었다. 늘 피곤에 찌든 모습이었지만, 얼굴이 예쁘장하고 색기가 있어서 학교의 여럿을 홀리고 다녔다. 거기에 성적인 욕구도 적지 않은 사람이었다. 밤늦게 기계과 실험실을 사용할 때면 이따금 바로 옆 휴게실에서 신음이 흘러나오고는 했다. 들어달라는 듯이 적나라했다. 그 여자가 학부생과 섹스하는 소리였다. 그것도 최음제와 대마를 쓰면서 즐기는. 그녀가 저에게 관심 있다는 걸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. 일부러 저가 실험실에 오는 시간에만 남자를 바꿔가며 섹스를 했으니까. 멜빈 리히터에게 들려주는 데에 흥분감을 느낀다는 듯이 그래왔다. 조교가 데려오는 남자는 하나 같이 신입생들이었고, 저는 그녀가 제 어려보이는 외모를 좋아하는 거려니 짐작했다. 더러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. 제 앳된 얼굴에 흥분하는 문제적 취향의 사람들이.


후배위에 최음제 써서 섹스를 해라. 그 요구를 들었을 때,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역시 그 여자였다. 그 여자랑 하면 될 것 같았고, 약간의 여지를 만들자, 그녀는 기다렸다는 듯이 저를 안았다. 눈치가 빠른 여자였다. 등불 하나만 켜둔 실험실은 어두웠으나, 섹스하기에는 충분했다. 여자는 약을 소지하고 있었다. 둘 다 최음제를 삼켰다. 달아오르는 몸을 맞붙이고 부비적거렸다. 최음제를 직접 사용하는 건 오랜만이어서 영 적응이 안 되었지만, 정신없으니 정신없는 대로 하는 매력이 있었다. 농밀히 혀를 섞고 여자의 품에 안겼다. 처음에는 그녀 뜻대로 하게 두었다. 제 위에 올라탄 그녀가 간드러진 교성을 내며 허리를 흔들었다. 제 유두를 간지럽혔을 때는 저도 앓는 소리를 좀 내고 말았다. 좀 지나서는 정상위로 자세를 고쳤다. 그녀의 큰 가슴을 내리누르고 주물렀다. 여자의 아래에 제 것을 박고, 세차게 안쪽을 찔렀다.


머릿속이 어느 정도 비워질 만큼 쾌감이 일고 있었다. 약 기운 때문이었다. 막 사정했는데, 얼마가지 않아서 제 것이 또 발기했다. 사용한 콘돔은 대충 늘어뜨려놓고, 새것을 끼웠다. 저는 꽤… 섹스 파트너를 난폭하게 다루는 걸 좋아했다. 조교의 예상과는 달랐겠지만, 그랬다. 여자를 뒤집었다. 실험실 테이블을 붙잡게 한 다음 제 것을 쑤셔박았다. 그녀의 머리채를 쥐여채고, 고개가 들리도록 잡아당겼다. 살과 살이 빠르게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. 제 고간과 여자의 엉덩이가 닿을 때마다 큰 가슴이 몸통 아래에서 흔들리는 게 보였다. 허리선과 등줄기를 어루만졌다. 흥분은 좀처럼 가시지를 않았다. 차오르는 달뜬 숨을 내뱉는다. 한참을 이렇게 짐승 같이 몸을 섞어야 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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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메에리웨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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